연금계좌, 부부 중 누구에게 몰아줄까?
부부가 올해 노후자금으로 900만 원을 넣기로 했다고 해보겠습니다.
가장 단순한 방법은 남편 450만 원, 아내 450만 원씩 반반 나누는 것입니다. 하지만 연말정산만 놓고 보면 반반이 반드시 최선은 아닙니다.
연금계좌 세액공제는 부부 합산으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소득과 각자의 연금계좌 납입액을 기준으로 따로 계산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쪽은 15%, 다른 한쪽은 12%의 세액공제율을 적용받는다면 같은 900만 원을 넣더라도 어느 배우자의 계좌에 넣느냐에 따라 부부 합산 절세액이 달라집니다.
다만 무조건 소득이 낮은 배우자에게 몰아넣으면 된다는 뜻도 아닙니다. 이 주제를 이해하려면 먼저 연금계좌 세액공제의 구조부터 알아야 합니다.
① 연금계좌는 무엇일까?
세법에서 말하는 연금계좌에는 크게 연금저축계좌와 퇴직연금계좌가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연금저축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을 중심으로 보겠습니다.
| 구분 | 의미 |
|---|---|
| 연금저축 | 금융회사에서 연금저축이라는 명칭으로 가입하는 계좌 |
| IRP | 개인형퇴직연금계좌 |
| 연금계좌 | 연금저축과 IRP 등 퇴직연금계좌를 포괄하는 개념 |
DC형의 회사 부담금이나 IRP로 이전된 과세이연 퇴직소득 자체는 개인이 추가로 납입한 금액과 달리 연금계좌세액공제 대상 납입액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여기에서 말하는 IRP 납입액은 기본적으로 본인이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 추가 납입한 금액이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② 900만 원은 부부 한도가 아니다
이 부분부터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연금계좌 세액공제 한도 900만 원은 부부 합산이 아니라 1인당 한도입니다.
따라서 부부가 각각 연금계좌를 가지고 있고 각각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면,
남편 최대 900만 원 + 아내 최대 900만 원
= 부부 합계 최대 1,800만 원
까지 일반적인 연금계좌 세액공제 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현행 소득세법은 연금저축 납입액은 연 600만 원, 연금저축과 퇴직연금계좌를 합한 금액은 연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 대상으로 인정합니다.
| 구분 | 1인당 세액공제 대상 한도 |
|---|---|
| 연금저축만 납입 | 600만 원 |
| 연금저축 + IRP 등 | 900만 원 |
| 부부 모두 900만 원 활용 | 합계 1,800만 원 |
③ 세액공제율은 15%와 12%
연금계좌에 똑같은 돈을 넣어도 모든 사람이 같은 세액공제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근로소득만 있는 경우에는 총급여 5,500만 원이 기준입니다.
| 소득 기준 | 연금계좌 세액공제율 |
|---|---|
| 총급여 5,500만 원 이하 | 15% |
| 총급여 5,500만 원 초과 | 12% |
근로소득 외 다른 종합소득이 있다면 총급여가 아니라 종합소득금액 4,500만 원이 기준입니다.
즉 근로소득만 있는 사람은 총급여 5,500만 원 이하, 그 외에는 종합소득금액 4,500만 원 이하일 때 15%가 적용됩니다.
금융회사에서 흔히 보는 16.5%와 13.2%는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해 표현한 수치입니다.
예를 들어 세액공제 대상금액이 900만 원이라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적용구간 | 소득세 세액공제 | 지방소득세 효과 포함 시 |
|---|---|---|
| 15% | 135만 원 | 약 148만 5천 원 |
| 12% | 108만 원 | 약 118만 8천 원 |
④ 연금저축 600만 원과 IRP 900만 원은 어떻게 연결될까?
여기서 많이 헷갈립니다.
연금저축 600만 원 + IRP 900만 원 = 1,500만 원이 아닙니다.
연금저축과 IRP를 합친 전체 한도가 900만 원입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조합이 가능합니다.
| 납입방법 | 세액공제 대상 |
|---|---|
| 연금저축 600만 원 | 600만 원 |
| 연금저축 600 + IRP 300 | 900만 원 |
| 연금저축 400 + IRP 500 | 900만 원 |
| IRP에만 900만 원 | 900만 원 |
| 연금저축 900만 원만 납입 | 600만 원까지만 |
즉 900만 원을 한 배우자에게 몰아준다면 반드시 연금저축만으로 넣을 필요는 없습니다.
연금저축을 최대 600만 원 활용하고 나머지를 IRP에 넣거나, 본인의 상황에 따라 IRP를 더 많이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cf. 연금계좌 자체의 일반적인 납입한도는 연 1,800만 원이지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일반 한도는 이와 별도로 900만 원입니다.
⑤ 그래서 부부 중 누구에게 몰아주는 게 유리할까?
이제 본론입니다.
부부가 올해 연금계좌에 넣을 돈이 총 900만 원이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남편은 총급여 8,000만 원, 아내는 총급여 4,000만 원입니다.
| 구분 | 남편 | 아내 |
|---|---|---|
| 총급여 | 8,000만 원 | 4,000만 원 |
| 세액공제율 | 12% | 15% |
| 연금계좌 한도 | 900만 원 | 900만 원 |
이 상황에서는 단순히 450만 원씩 나누는 것보다 15%를 적용받는 아내에게 우선 납입하는 것이 세액공제 측면에서는 유리합니다.
450만 원씩 반반 넣으면?
남편은
450만 원 × 12% = 54만 원
아내는
450만 원 × 15% = 67만 5천 원
따라서 부부의 소득세 세액공제 합계는
54만 원 + 67만 5천 원
= 121만 5천 원
입니다.
아내에게 900만 원을 몰아준다면?
아내의 세액공제율은 15%입니다.
900만 원 × 15%
= 135만 원
부부가 똑같이 900만 원을 저축했는데도 차이가 생깁니다.
| 900만 원 배분 | 부부 합산 소득세 세액공제 |
|---|---|
| 남편 450 + 아내 450 | 121만 5천 원 |
| 남편 900 + 아내 0 | 108만 원 |
| 남편 0 + 아내 900 | 135만 원 |
즉 이 사례에서는
아내 900만 원 집중
vs
450만 원씩 반반
의 차이가 13만 5천 원입니다.
지방소득세 효과까지 포함해 단순 비교하면 차이는 약 14만 8,500원입니다.
같은 900만 원인데 왜 차이가 날까?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900만 원 가운데 일부를 12% 배우자에게 배분할수록 낮은 공제율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부의 세액공제율이 서로 다르다면 세액공제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15% 배우자의 개인별 900만 원 한도를 우선 활용하는 전략이 유리합니다.
그렇다면 연봉 낮은 배우자에게 무조건 몰아주면 될까?
여기서 중요한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15% 배우자에게 실제로 공제할 세금이 충분히 있어야 합니다.
연금계좌세액공제는 정부가 135만 원을 현금으로 별도 지급해주는 제도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아내가
- 육아휴직 등으로 올해 과세되는 급여가 매우 적거나
- 다른 세액공제를 많이 받고 있거나
- 원래 부담할 소득세가 거의 없는 경우
라면 15% 적용대상이라고 해서 무조건 900만 원을 몰아주는 것이 올해 부부 합산 세금을 가장 많이 줄이는 방법은 아닐 수 있습니다.
부부의 세액공제율이 같다면?
이번에는 남편과 아내 모두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라고 해보겠습니다.
둘 다 15%이므로
남편 450 × 15%
아내 450 × 15%
과
아내 900 × 15%
의 결과는 같습니다.
| 부부 소득구간 | 반반 | 한쪽 집중 | 세액공제 차이 |
|---|---|---|---|
| 둘 다 15% | 동일 | 동일 | 없음 |
| 둘 다 12% | 동일 | 동일 | 없음 |
| 한 명 15%, 한 명 12% | 다름 | 다름 | 있음 |
따라서
“연금계좌는 부부 중 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게 무조건 좋다.”
라고 이해하는 것도 틀립니다.
정확한 결론은
부부의 공제율이 다를 때 15% 배우자의 한도를 먼저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유리하다.
입니다.
⑥ 결국 납입 전에 이 순서로 보면 된다
부부 연금계좌 절세전략은 복잡하게 계산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래 순서대로 보면 됩니다.
| 순서 | 확인할 내용 | 판단 |
|---|---|---|
| 1 | 각자의 총급여·종합소득금액 | 15% 또는 12% 결정 |
| 2 | 가계 납입자금 | 공제율 높은 배우자부터 배분 |
FAQ
Q. 연금저축과 IRP를 합치면 900만 원씩 각각 공제받나요?
아닙니다.
연금저축은 최대 600만 원, 연금저축과 IRP 등 퇴직연금계좌를 합한 금액이 최대 900만 원입니다.
예를 들어 연금저축 600만 원 + IRP 300만 원이면 900만 원입니다.
Q. IRP만 900만 원 넣어도 되나요?
본인이 추가 납입한 IRP 금액이라면 연금저축 없이 IRP 납입액만으로도 일반적인 900만 원 세액공제 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IRP로 이전된 퇴직금 등 과세가 이연된 퇴직소득 자체는 이 세액공제 대상 납입액에서 제외됩니다.
Q. 남편이 아내 연금저축에 넣어주고 남편이 공제받을 수 있나요?
그렇게 공제를 옮길 수는 없습니다.
연금계좌세액공제는 각자가 자신의 연금계좌 납입액을 기준으로 받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부부의 가계자금을 아내 계좌에 넣는다면 세액공제 역시 아내의 소득과 세액을 기준으로 적용됩니다.
Q. 15% 배우자에게 몰아주는 것이 무조건 유리한가요?
아닙니다.
15% 배우자가 이미 연금계좌 900만 원 한도를 채웠거나, 산출세액이 적어 세액공제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면 다른 배우자에게 배분하는 편이 올해 부부 합산 세금에는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핵심 정리
연금계좌를 부부 중 누구에게 몰아줄지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연봉의 높고 낮음 자체가 아닙니다.
먼저 각 배우자의 연금계좌 세액공제율을 봐야 합니다.
부부 상황 기본적인 절세전략 한 명 15%, 한 명 12% 15% 배우자 900만 원 한도 우선 둘 다 15% 세액공제율 측면에서는 배분 차이 없음 둘 다 12% 세액공제율 측면에서는 배분 차이 없음 15% 배우자가 한도를 이미 채움 다른 배우자 한도 활용 15% 배우자의 산출세액이 매우 적음 실제 공제 가능액 비교 후 배분 한 배우자에게 종합소득이 없음 해당 배우자 납입으로 당해 연도 세액공제 효과 기대하기 어려움